코인 세계엔 오래된 격언이 하나 있어요. "Not your keys, not your coins." 열쇠(개인키)가 네 것이 아니면 그 코인도 네 것이 아니라는 뜻이죠. 딱딱하게 들리죠. 근데 사실 이건 교훈의 압축본이에요. 수많은 사람이 실제로 자산을 잃고 나서야 몸으로 배운 거요. 그 배움의 출발점엔 거의 항상 하나의 이름이 나와요. 마운트곡스(Mt. Gox).
트레이딩 카드 사이트에서 세계 최대 거래소로
마운트곡스의 시작은 뜻밖에도 코인이랑 무관했어요. 이름부터가 "Magic: The Gathering Online Exchange"의 약자였거든요. 즉 카드 게임 아이템을 사고파는 사이트였죠. 이후 비트코인 거래소로 전환했어요. 근데 초기 비트코인 생태계가 워낙 작았거든요. 그래서 이 사이트가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했죠. 전성기엔 전 세계 비트코인 거래의 약 70%가량이 여기를 거쳐 갔다고 해요.
문제는 그 규모에 걸맞은 보안이랑 회계 시스템이 없었다는 거예요. 성장 속도가 내부 관리 역량을 한참 앞질렀죠. 이 격차는 오랜 시간 조용히 쌓였고요.
85만 BTC의 증발
2014년 2월, 마운트곡스는 갑자기 출금을 중단해요. 곧이어 파산을 신청했고요. 회사가 밝힌 사라진 비트코인은 약 85만 개. 그중 상당수가 고객이 맡긴 자산이었죠. 이후 일부는 회수됐어요. 근데 대부분은 오랜 기간에 걸쳐 조금씩 빠져나갔던 걸로 조사됐다고 해요. 단 한 번의 극적인 도난이 아니었던 거죠. 오랫동안 새는 줄도 모르고 방치된 구멍에 가까웠어요.
당시 비트코인 가격 기준으로도 막대한 금액이었어요. 근데 이후 가격이 크게 올랐잖아요. 그러니 사라진 코인의 명목 가치는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났죠. 이게 채권자 상환 문제를 그토록 길고 복잡하게 만든 배경이기도 해요.
10년에 걸친 상환
파산 이후 채권자들의 절차. 자산 일부라도 돌려받기 위한 거였는데, 무려 10년 안팎에 걸쳐 이어졌어요. 가격이 폭등한 탓이죠. 회수된 비트코인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이 자체가 거대한 법적·행정적 난제가 됐어요. 피해자들은 수년간 자기 자산이 묶인 채 시세만 봐야 했죠. 상환이 실제로 진행되기까지도요. 사건 발생으로부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거래소에 넣어두면 안전하다"는 막연한 믿음. 이게 얼마나 값비쌀 수 있는지를 이 긴 기다림이 그대로 보여 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