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을 버리고 오브젝트를 띄웠다

처음 메인은 카드 목록이었다. 앱 이름, 한 줄 설명, 상태 배지. 네 장이 나란히 있었다.

지금은 사진 오브젝트 네 개가 깊이를 갖고 떠 있다. 이름도 설명도 없다.

목록이 나았던 점

목록은 정직했다.

뭐가 몇 개 있는지 세어진다. 각각 뭔지 한 줄로 읽힌다. 준비 중인 게 뭔지 배지로 표시된다. 3초면 전체 파악이 끝난다.

지금 화면은 그게 안 된다. 오브젝트 네 개가 크기와 흐림을 달리해서 떠 있을 뿐이라, 눌러야 뭔지 안다. 그리고 뭘 누르면 되는지도 안 알려준다.

왜 바꿨나

목록이 이 사이트를 잘못 설명해서였다.

카드 네 장이 나란히 있으면 “서비스 목록” 으로 읽힌다. 골라 쓰라는 화면이다. 그런데 여긴 그런 곳이 아니다. 만들다 만 것들이 모여 있는 자리다. 하나는 아직 아무것도 아니고, 하나는 만든 지 오래돼서 나도 잘 안 들어간다.

카드는 그 네 개를 동등하게 보이게 만든다. 상태 배지로 “준비 중” 을 붙여도, 카드 틀이 같으면 같은 급으로 읽힌다.

오브젝트는 그걸 형태로 말한다. 크기가 제각각이고, 뒤에 있는 건 흐리고, 하나는 화면 밖으로 잘려 있다. 준비 중인 건 제일 뒤에 작고 흐리게 있다. 배지를 안 붙여도 덜 완성됐다는 게 보인다.

잃은 것

세 가지가 확실히 나빠졌다.

훑어보기. 이건 회복 방법이 없다. 구조상 못 한다.

클릭 대상 예측. 사진이 클릭 대상이니 어디를 눌러야 하는지 모른다. 커서 모양으로만 알려주고 있다. 모바일에는 커서가 없다.

접근성. 목록은 그냥 링크 목록이라 읽어주기가 순서대로 읽는다. 지금은 좌표로 배치된 이미지 네 개다. 대체 텍스트는 넣었지만, 순서가 시각적 배치와 안 맞는다.

판단

지금은 앱이 네 개라 버틴다.

네 개는 눈에 한 번에 들어오고, 잘못 눌러도 손해가 없고, 다 눌러봐도 네 번이다. 훑어보기가 안 되는 게 치명적이지 않은 규모다.

여덟 개가 되면 무너진다. 겹치기 시작하면 깊이로 구분하는 것도 한계가 오고, 클릭 대상을 못 찾는 게 짜증으로 바뀐다.

그때는 오브젝트 화면을 첫 화면으로 두고 목록을 따로 두는 쪽이 될 것 같다. 첫인상은 오브젝트가 만들고, 실제로 뭘 찾을 때는 목록으로 가는 구조.

남은 것

접근성은 지금 고칠 수 있는데 안 고치고 있다. 오브젝트를 시각 배치와 무관하게 논리적 순서로 정렬해두면 되는 일이다.

훑어보기를 포기한 건 의도인데, 접근성이 나빠진 건 의도가 아니라 그냥 안 한 거다. 이 둘을 구분해두는 게 맞다고 본다. 앞엣것은 판단이고 뒤엣것은 밀린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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